Europe, Intro.0 여자 혼자, 그리고 같이. 32일간의 유럽여행

2019. 11. 3. 23:19Daily Pong/여행퐁

 

2018, Rome,Italy. photo by @pongsoyun

 

0. 준비 전, 마음가짐

총 32박 33일, 한 달의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 일 년이 지났다.

참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많은 것들을 얻었다. 

 

 

31박 32일, 혼자 10일, 친구와 20일을 함께했다.

 

 

사실 여행 가기 전에는 별의별 생각을 많이 했다.

여행이 사회적 현상이라고 생각되는 이유,

여행에 대해 가졌던 수많은 태도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

나도 모르는 결심과 취향의 근원.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사회에의해 오염되어간다는 부정적인 생각도 했었고, 

다른 이유 다 필요없이 그 순간의 행복과 만족이 있다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구원자적인 가치관도 가졌었다. 

결국 그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더라.

그저 각자의 이유가 있고 없고, 각자의 가치관의 프레임에 맞추어 보이는 것같다. 어떠한 존재던.

그게 세계고 그게 내가 바라보는 여행이다 싶었다. 

 


 

 

또 나는 참 경험과 시선과 흐름에 집착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여행,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역사를 가졌기에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갖게 된 사람들이 꾸린 흔적들을 곱씹고 싶어서,

전체가 역사 자체인. 굳이 유럽을 가고 싶었다. 

 

그렇게 1.5년간 학기 중에 과외 두 탕에, 알바에, 장학금에,

학기가 끝나자마자 프로 인턴러와 공모전러가 되어 여행자금을 모아

딱 530만 원 정도를 준비했다.

모든 것을 일찍 질려하는 나에게, 이 '한 달간의 유럽여행'이라는 목표는 나를 진득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또한 계획적인 성격을 가진 나에게, 이 '한달간의 유럽여행'이라는 목표는 나를 더 믿음직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어찌 보면 그때그때 여행을 대하는 태도는 달랐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생각하던 내 모습도 참 멋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역사에 관심을 크게 갖지 못했고,

이제야 '모든 것의 역사'는 '역사'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었다.

 

하지만 대반전;; 나는 선천적으로 암기나 문과적 과목들에 굉장히 약하다.

남들이 3번 보면 외우는 것을 30번봐도 못 외우더라..^^...

내 주위 사람들이 말하기를, '나의 기억력',,, 가장 미스터리 한 점이다. 병원가 보라는 말도 자주 듣곤 함.(tmi)

 

 

그래서! 이번이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그 건축물들, 사람들, 지형이 만드는 문화를 오롯이 이해하려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 같았다.

필사적으로 역사를 책을 보며 필기를 하면서까지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 

 

 

 

 

그래서 준비한 것들이다. 

📚도서, 🎞영화, 💻예능 다큐 그리고 🎶음악

그중에 이번에는 도서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

 

 


 

1. 도서

그 시대에 살아왔던 사람이 쓴 글에서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선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존재와 시대가 더 궁금해지고

궁금한 것을 찾다 보면, 그 역사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 매우 재밌게 봤던 요 보물찾기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빌려 모든 유럽권 나라들을 다 보았다 ㅎㅎㅎㅎ

이는 다음 블로그 포스팅에서 다루게 될, "국가 정하기"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출처: yes24

 

또! 다운로드해간 영상들, 추억의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짜 저 보물 찾기를 찾으면서 상기시켰던 책인데,

친구와 함께 그림체 예쁘다며 감탄 + 추억 회고도 하며 재밌게 봤다 ㅎㅎ

https://youtu.be/nT9xwy1lWQ4

한창 유행했던 책임져! 영상

가볍게 위 두 시리즈만 읽고 가도 미술품의 설명, 팸플릿과 오디오 가이드, 

구글과 위키 등을 읽는데 술술 읽히는데 한몫하기에,

꼭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계획에 관련한 내용은 다루지 않기로 한다.

바로 다음 포스팅에서 국가/일정 정하기를 비롯하여 도움이 되었던 사이트들을 공유하도록 할게요!

 

 

 

21세기북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정태남

 

이 책은 여러 시리즈가 있다. 다른 도서에 비해 일정을 짜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보다, 

이 나라는 어떤 느낌일까? 어떤 문화를 가졌을까? 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쉽게 술술 읽히는 편이라, 딱 지하철에서 오며 가며 읽기 좋았다.

 

 

아트북스, 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 김성현

 

유럽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클래식.

그 음악사의 역사가 담긴 공간들과 음악사를 같이 이야기해준다.

가을, 겨울, 봄, 여름 시즌으로 나누어 소개를 해주며,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였다.

 

유럽여행을 가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내가 알던 클래식들의 다른 맛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토록 공간과 공기와 음악은, 나의 경험과 만나 하나의 향수를 만들곤 했다.

 

 

예경, 클릭 서양미술사(The annotated mana lisa), 캐롤 스트릭랜드

 

이 책은 그렇게 술술 읽히지는 않았으나

서양미술사에 대한 개괄적인 미술사의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다른 책 몇 권도 찾아 읽어보았지만,

너무 재미가 없었어서.. 목록에서 제외한다 ^^!

그중에 이 책은 그나마 괜찮게 흐름에 집중한 책이라 재미없는 부분은 슬슬 넘어간다고 해도, 추천한다.

 

특히나 딱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박물관의 section 구분과도 일치해,

그 목차별로의 분위기를 기억한 채 박물관 미술관에 가면

몇 배는 더 재밌을 것이다.

원래 아는 것이 0.1이라도 나오면 더 짜릿하지 않은가! 

 

길벗, 와인상식사전, 이기태

사실 이 책 말고도 한 권의 와인 책이 더 있는데, 그 책이 참 와인의 역사와 종류를 알려주어 재밌었지만..

기억이 나질 않아 이 책만 소개한다 ㅠㅠ... 나중에 기억이 나면 추가 포스팅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 책도 꽤나 도움이 되었다.

 

사실 유럽여행을 가기 전까지만 해도 애주가인 나는 소주, 양주돈없어서못먹는 파였다.

맥주는 소맥!! 와인은 그다지!!

그랬는데,, 그랬는데,,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소맥이 아니면 소주는 입에도 못 대고.. 

그때 먹었던 다양한 하우스 와인을 잊지 못해 마트에서는 소주보다 와인을 찾고,

약속을 나갈 때면 최적의 상태와 배합, 내 취향에 맞는 맥주집을 찾아다닌다. 

그만큼 나에게 유럽의 여러 국가는 취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유럽여행을 가기 전 이 와인 상식사전을 읽고 간 것이 꽤나 큰 도움이 되었다.

정말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와인에 대한 접근방식을 알려주며

와인 입문자들에게 딱! 인 도서이다. 

특히나 이탈리아를 가시는 분들에게, 꼭 읽고 가시기를 권하고 싶다. 

 

 

출처 https://c11.kr/b97f (단축url)

 

 

그리고 한 권의 책을 가져갔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이제 나에게 데미안은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읽어달라고 간청하는,

그리고 이야기 나누고싶은. 그런 존재가 된 도서이다. 

 

이 책은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 미루고 있었던 책인데, 

여행을 떠나기 정말 몇 주 전, 서점에 들렀다가 운명처럼 갑자기 끌려서 구매했던 책이다. 

정말 아직도 그때 책에 홀렸던 그 느낌은 신비로웠다.

 

그리고 이 책은, 그동안 독서를 취미 삼아오지 못한 나에게 

지금이라도 잘 왔다고 알려주는 듯한 책이다. 

나는 알랭 드 보통의 툭툭 나오는 심리학적 관점,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이런 회고적 태도와 파고드는 문체가 너무 좋다. 

 

 

하필 이 책을 가져갔기에, 

나에게 글감을 던져주는 듯하여 더 많은 글을 써올 수 있었고

일상에서 벗어나 내 가치관을 정리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여행지에 꼭 한 권의 책을 가져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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