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3. 12:40ㆍDaily Pong/독서퐁
변신 외 단편 모음집, 프란츠 카프카
`판결, 변신, 시골 의사, 갑작스러운 산책, 옷, 원형극장의 관람석에서, 오래된 기록, 법 앞에서, 학술원에의 보고` 수록
첫인상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를 생각해보면
서점에서 들고다니면서 읽을 책을 찾다가,
191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으로 되어있는 모습이 괜히 끌렸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책을 바로 펴보았고,
단편 모음이라는 것도 모른 채 그저 몇장을 읽어보고 문장 구성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스타일이 그저 끌렸다.
사실 책을 구매한 지 한 3개월 후에
처음 책을 읽으려 들었기 때문에 큰 그 끌림등은 잊은지 오래였다. 😌
이 책은
내가 항상 뭔가 문체가 끌려서, 뭔가가 끌려서였던 적은 사실 적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정말 아무도 추천한 적 없는 책이 순간 끌려서 읽은 전례는 몇 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나에게 특별한 책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사실상 이 책을 구매하고나서 몇개월간은 책을 읽을 마음과 시간적여유가 있지 않았다.
보통같았으면 당연히 이 책이 속도가 안난다고 생각하여 접었을 텐데,
이 책은 그럴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 재밌지도 않은 책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 스토리가 정말 예상치 못하는 스토리이다.
특히나 변신에 대해서, 엄청난 스토리도 아니거니와
무슨 결말을 이끌어내고싶은걸까 하는 의문이 정말정말 많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기록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인지
모든것을 영화의 연출, 스토리와 연결지어 생각하게되는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정말 많은 나만의 기준을 갖게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이 변신이라는 소설이
"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을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큰 예로 들 수 있겠다 "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작가는
이 작가의 문체는 정말 담담하다.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 눈빛이 너무 직진성이 강하여
내가 괜히 눈을 떼고싶지만 빨려들어가는 그 동공의 깊이에 눈을 뗼 수 없는,
그로인해 괜히 내가 마음이 찔리는.
그런 사람을 한번 쯤 만나봤을 것 만 같다.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가 살아있었다면, 그 사람이었음에 틀림없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는 이런 깊이의 눈동자를 가진 사람일 것 같다.
괜히 내가 다 들키는 기분이다. 라는 생각을 갖다가,
너무 궁금해서 작가의 생애를 인터넷에 쳐보았다.
이 작가는 독특한 세상에대한 관점을 가지고있다.
그는 체코 아방가르드 작가로, 프로이트 학에도 큰 관심이 있었으며
실존주의, 표현주의라는 단어로 그를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가치관을 굳이 한마디로 정리해본다면
존재하는 것은 영원하거나 의미없는 것이다.
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한다.
가정환경에서도 그는 항상 여러모로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그렇게 살아온 그는 모든 것에 의미를 찾아,
영원하지 않다면 의미 없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왔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은 강했지만,
사회에서 상호간에 의지라는 것은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의 생애의 주변인과 여러 학자들의 분석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 내가 이 직진성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의 문체는 그 끝이 없다.
나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려는 그런식의 표현이 아니다.
대중적인 정신분석가 프로이트의 성격이론에 관심도 많았던 그 때문이었을까,
그저 그는 가만히 쳐다봤는데,
나는 그의 말을 눈빛으로 느끼게 되는.
그런 느낌을 주는 책 같다.
그의 문체는 그래서 더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것은 또한 단편소설에서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단편소설
사실 나는 단편집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단편의 길이도 사실 상대적으로 다양하지만 아무래도 짧은 편이다 보니,
이야기가 집중할수있을 때 즈음 끊기거나
도입부분에서 끊기는 경우가 나를 너무 인상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란츠카프카의 단편 모음집을 읽고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단편은 그 작가의 호흡을 그대로 담아내는 글이다.
단편은 그래서 더 매력있다고 느꼈다.
그의 문체를, 그의 가치관을, 그의 시선을
그것이 곧 그의 호흡일 터이니.
그것들을 정말 잘 녹여낼수밖에 없는 장치이다.
이번 도서는 글자들을 한글자씩 읽어나가면서, 이 소설의 전개보다 작가의 심리상태가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나는 어둠을 찾고싶을 때가 있다.
나의 어둠을 눈치채고 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에서 알맞은 때에 빠져나오는 것.
그 두가지 모두 나의 책임이고 주체는 나이다.
어둠속의 아득함을 찾고싶을 때, 프란츠 카프카의 도서를 찾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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